아이 진로

우리 큰아이는 지금 11학년이다.
벌써 내년 말이면 대학 원서를 쓴다니,
시간이 정말 빠르다.

나도 IT 쪽에서 일하고 있고
주변에도 엔지니어들이 많다 보니,
아이도 자연스럽게 일찍부터 비슷한 계통을 생각해왔다.
그런데 요즘은 AI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걸 보면서
오히려 고민이 더 많아진 것 같다.
“내가 대학을 졸업할 때쯤이면 어떤 직업이 남아 있을까?”
“지금 이 전공을 선택하는 게 맞을까?”

사실 나도 궁금하다. 😅

부모니까 뭔가 멋진 정답을 알려줘야 할 것 같은데,
AI가 몇 년 뒤 세상을 어떻게 바꿔놓을지도 모르면서
“이게 정답이야”라고 말할 자신은 없다.
결국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하나다.
“네가 좋아하는 걸 해봐.”

그 말을 하고 나면
나도 속으로 살짝 찔린다.
나 역시 고등학생 때
뚜렷한 꿈이나 거창한 인생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니까.
그 당시 인기 있던 유망 학과를 찾아보고,
수능 점수에 맞춰 대학과 전공을 선택했다.

그리고 어느새 20 년째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10,000시간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다.
정확히 10,000시간이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방향으로 묵묵히 걷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분야에서 꽤 많은 걸 아는 사람이 되어 있고,
그때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길이 또 나타나는 것 같다.
나 역시 고등학생 때는
내가 언젠가 미국에서 살며 일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니 아이의 미래를 지금 완벽하게 정하려는 게
애초에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좋아하는 걸 찾고,
일단 한 걸음 가보고,
아니면 방향을 조금 바꿔보고.
그러다 보면 또 다른 길이 나타나겠지.
아마 그게 인생 아닐까.
그래도 부모 마음은 똑같다.
“네가 하고 싶은 거 해.”
라고 말해놓고…
밤에는 혼자
“근데 무슨 전공이 제일 괜찮지?”
검색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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